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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의 눈] 번개탄 자살예방을 위한 간담회

중앙자살예방센터 2015. 12. 29. 17:52

 

 

번개탄 자살 관련 간담회

-대만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역삼 르네상스 호텔에서는 급증하는 번개탄 이용 자살과 관련하여 해외의 charcoal(이하 '챠콜'로 표기) 자살예방 정책 사례를 듣고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가 마련되었다. 특별히 간담회를 위해 대만의 장슈쉔 박사가 대만 및 홍콩의 챠콜 자살예방정책 사례를 발표해주고자 자리하였다.

 

장슈센 박사는 대만뿐만 아니라 홍콩의 챠콜 자살예방정책 및 캠페인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를 통해 대만의 챠콜 이용 자살예방은 국내의 상황과 상당수 다른 측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로, 대만의 챠콜 이용 자살과 관련된 자살보도는 국내와 달리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와 이미지를 과거에 활용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만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챠콜을 자살 수단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미디어가 번개탄 이용 자살의 급증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대만의 챠콜 자살예방정책 캠페인의 도입 시기는 이미 charcoal 이용 자살이 손을 쓸 수 없을만큼 번져있던 시기에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국내와 차이를 보였다. 대만의 경우는 챠콜을 이용한 자살이 이미 손 쓸 수 없을만큼 급증한 상태에서 자살예방 정책을 시행하였기 때문에 직접적인 판매 제한을 중심으로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이 자리를 위해 홍콩의 챠콜 자살예방정책에 대해 연구하고 기여했으며, 최근에는 대만에서 챠콜 자살예방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장 슈쉔 박사를 초청하여 대만과 홍콩의 챠콜 자살예방 현황 및 정책에 대한 소개와 발표를 하였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양의 번개탄을 생산하고 있는 대명챠콜, 체인스토어 협회, 슈퍼마켓 협동조합에서 참여하였으며 중앙자살예방센터, 하규섭, 박종익 국립병원장도 참석하였다. 일산화탄소 저감 번개탄 개발에 참여하였던 이준수 부산대 교수와 번개탄 제한 정책과 관련된 논의에서 법적인 타당성이 있는지 첨언해주시기 위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박형민 연구위원도 의미있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특히 이 간담회에서는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국장이신 김상희 국장님이 직접 참석하셔서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예방을 위한 논의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대만정부는 현재 보편적 예방사업을 중심으로 챠콜 자살예방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고위험군 관리, 게이트키퍼 교육, 미디어 가이드라인 수립 및 배포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특히 25개 지방정부 중 2개 지방정부에서 챠콜 자살예방 정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챠콜 자살예방정책 및 캠페인은 중앙정부의 사업 수행에 대한 관심과 의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속성, 그리고 지역사회의 협력이 모두 중요하다. 대만의 챠콜 자살예방정책은 ‘판매제한’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었으며, 캠페인 시행 결과 100명 중 1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수준으로 나타나 자살시도자의 자살충동을 막는 부분에 있어서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충동적인 자살을 막기 위한 판매제한 정책은 챠콜을 사용한 자살예방에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위해 챠콜을 구입하려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교한 비교연구가 후속적으로 뒤따르지 않아서 챠콜을 사용한 자살예방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되지는 못한 상태이다. 챠콜을 이용한 자살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는지, 정책적 노력에 뒤따른 효과였는지에 대한 분석은 현재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며 향후 대만 내에서도 후속적으로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대만의 경우는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체인스토어나 마트를 중심으로 관계자들을 모아 상황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며 정책적으로 설득하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8월 페스티벌 시기(바베큐 등으로 charcoal 사용급증)에는 예방사업을 중단하고 판매제한을 두지 않는 등의 정책적 유연성을 두어 진행하여 대중의 반감을 최소화하는데에도 힘썼다. 온라인 상으로도 대만 구글과 협력하여 charcoal, suicide의 키워드 입력 시 라이프라인 전화번호가 무조건 상위노출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장슈쉔 박사의 발표를 통해 대만의 챠콜 이용 자살예방은 국내의 상황과 다른 측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대만의 챠콜 이용과 관련된 자살보도는 국내와 달리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와 이미지를 과거에 이용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에 대한 연상을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번개탄 이용 자살 빈도가 급증했던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만 역시 미디어의 자살보도 행태가 자살률의 급증과 등락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도 환경 개선을 관련 기관 및 정부에서 많이 신경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국내의 경우는 번개탄 자살예방 사업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경우 아무 생각 없는 일반 대중에게 오히려 번개탄을 자살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정보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민하는 현실과는 많이 달랐다. 홍콩의 경우는 챠콜을 사용한 자살이 25%를 넘어서 이미 대다수 국민들이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홍콩과 대만의 챠콜 자살예방정책 사례 발표를 통해서 참석한 장슈쉔 박사뿐 아니라 간담회에 참석한 모든 관계자들은 국가의 현황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였다. 특별히 장슈쉔 박사는 한국의 경우는 초기 단계인 것으로 판단되며, 이 시기에는 미디어의 보도 등 언론 차원의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생각된다고 첨언 하였다.

 

국내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 외국이 바비큐 등의 제한된 사용을 위해 챠콜이 판매되는 것과 달리 한국의 번개탄은 연탄을 더 빨리 불붙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생필품에 포함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판매 제한 정책은 실효성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부분들이 있다. 특히 발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촉매제가 일산화탄소라는 점에서 일산화탄소 저감 번개탄 개발의 효율성도 함께 고민할 부분인 것으로 공감을 샀다.

 

생산 및 유통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일차적으로 번개탄은 서민을 위한 연료수단이기 때문에 일산화탄소 저감 번개탄 등의 제작은 생산비용을 높여 사실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또한 최근에는 국내에서 자체 생산되는 비중보다 수입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검토도 정책수립 때 필요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체인스토어 및 슈퍼마켓 협동조합 측에서도 좋은 의미의 업무협조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번개탄을 판매하는 루트가 다양하고, 그에 따른 정확한 판매개선 정책이 진행되어야만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지 않은 경우 오히려 번개탄을 수단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일반인들에게 인지시키는 역효과가 우려되며 이는 관련부처나 판매업체 모두 원하는 방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불어서 이미 판매개선캠페인을 진행중인 실무자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판매에 제한을 두는 것보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미디어와 관련된 정책적 노력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들이 나왔다. 더불어서 소상공인을 시작으로 하는 맨투맨 형식의 판매개선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논의도 있었다. 중소기업진흥청 및 소상공진흥재단을 중심으로, 번개탄 등의 판매개선에 동참하는 소상공인들에게 특정한 제도적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한 논의는 간담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모두 현실적인 접근책으로 공감을 샀다.

 

이러한 간담회를 통해 자살예방정책 및 사업 수행은 보다 면밀하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야만 효과적인 자살예방정책을 수립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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