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니?

[문화콘텐츠 추천] 괜찮니? 체조, 서울발레시어터 김인희 단장님과의 인터뷰 본문

36.5+/문화컨텐츠 추천

[문화콘텐츠 추천] 괜찮니? 체조, 서울발레시어터 김인희 단장님과의 인터뷰

중앙자살예방센터 2015. 12. 29. 17:52

2015년 자살예방공익광고 괜찮니?체조의 안무를 기획해주신 서울발레씨어터의 김인희 단장을 만나보았다. 과천시민회관에 자리한 발레씨어터는 겨울의 공연을 앞두고 연습으로 분주한 느낌이었다. 공연을 앞두고 바쁜 와중에도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서울발레씨어터의 김인희 단장님과 진행한 간단한 인터뷰를 소개하고자 한다.

 

 

 

 

 

 

김인희 단장 인터뷰

 

Q. 만나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발레씨어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20년 전에 처음 국내에서 활동을 하고자 할 때 남편(제임스 전)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당시에는 국내에서 발레라는 것이 외국의 작품을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사와서 공연을 하는 것이었거든요. 우리도 우리만의 창작발레를 만들어서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발레단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지만, 동료 5명과 함께 세 달 만에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웃음)

 

Q. 저희 공익광고의 괜찮니? 체조에 함께해주신 계기는 어떤 것이세요?

 

A. 계기가 좀 특별해요. 원은희 화가 선생님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게 계기가 되었어요. 2012년에 KBS의 최희선 작가와 권동빈 PD가 남편(제임스 전)이 홈리스 분들과 함께 발레 무용을 연습하고 만들어가는 1년의 과정을 책(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발레수업)으로 만들어낸 적이 있어요. 그 때 책이 발간되고 나서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진행했는데 원은희 선생님이 저희를 보셨나봐요. 감사하게도 좋게 보셨는지 원은희 선생님께서 저희를 직접 찾아오셨어요. 그러면서 많이 친해지고, 예술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도 공유를 많이 했죠. 그러던 중에 원은희 선생님께서 자살예방과 관련된 활동에 대해서 저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진행하는 공익광고에서 감사하게도 저희 발레씨어터가 기여할 부분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기꺼이(흔쾌히) 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Q. 안무가 어렵지도 않으면서도 하고나면 더 기분이 좋은 느낌이 드는데요.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는 것일까요?

 

A. 발레는 몸을 움직이는 거잖아요. 저희가 교육 프로그램을 할 때 항상 가르쳐주는 체조가 있습니다. 그걸 기본으로 해서 괜찮니? 지켜보고, 안아주고, 토닥이고~ 라는 수칙에 맞춰서 어렵지 않고 간단하면서도 함께 해볼 수 있는 안무를 만들어 봤습니다. 발레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덕분에 너무 따뜻하고 감사한 경험을 얻게되어서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어요.

 

Q. 경험이라면 어떤 것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A. 어느 행사의 공연이 끝난 다음에 객석에 사람이 어느 정도 빠져나간 뒤에 휠체어를 탄 남성 한분이 제게 오셨어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셨는데요. 저희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손을 잡으면서 말씀하시는거예요. 힘들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었는데 오늘 공연을 보고 힘을 내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말씀을 해주시는데, 저와 제 남편이 너무 감사하고 뿌듯했죠. 그래, 이게 예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구나. 아무리 힘든 난관이 있어도 서울발레씨어터는 계속 이런 활동을 해 나가야겠다. 그런 마음을 너무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Q. 이번에 괜찮니? 체조 안무를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신촌에서 괜찮니?체조 플래시몹을 진행했습니다. 저희 센터는 이 체조가 좀 더 많은 지역으로 퍼졌으면 하는 바램인데요. 만약 그렇게 되면 기여해주실 부분이 있으실까요?

 

A.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저희와 관계있는 지역 학원연합이나 발레협회와 연계해서 괜찮니? 체조를 더 널리 퍼뜨릴 수 있었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저희는 얼마든지 기여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1분 30초 밖에 안되지만 그 안무를 따라하면 몸도 개운해져요(웃음)

 

Q. 콜롬비아에서 마약/폭력/매춘 위험에 빠진 아동들을 대상으로 발레 교육을 하신 경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A. 제 남편(제임스 전)이 국내에서 문화부, 교육부 등의 부탁으로 가정폭력 등으로 홈리스 위험에 빠진 아동들을 대상으로 발레 교육을 통해서 비행의 길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마침 콜롬비아에서 온 관계자가 그걸 보고서는 콜롬비아에서도 비슷한 교육을 부탁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 이유로 공연도 하고, 콜롬비아 청소년들과 함께 발레수업을 통해서 저희 단원들과도 친해졌죠. 발레가 좋은게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와 눈을 마주쳐야하고 실제적으로 접촉을 해야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제 그 친구들도 점차 사람들과 교감하고 마음을 열게되는 것이 보여서 뿌듯했죠.

 

Q. 예술을 통한 교육이 갖는 의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이젠 더 이상 예술가만 예술을 하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생활 속에 예술이 스며들어서, 지쳐있고 의욕이 없는 분들에게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이 죽으려는 순간에, 기가 막힌 피아노 연주나 목소리만 들어도 사람이 다시 살겠다는 의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언가 좋아하는 취미가 하나라도 있다면, 쉽게 극단적인 선택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 특히 발레는 몸을 가꾸는 것이잖아요. 동작을 따라하면서 내 몸의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가치있게 여기고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죠.

 

Q. 서울발레씨어터는 다른 발레단과 달리 순수민간전문직업발레단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운영하시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A. 힘들지 않은 날이 없었죠. 저희는 국내에서 최초이자 아직도 몇 안되는 순수민간전문 직업 발레단이거든요. 엄청난 책임과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운영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누구를 위한 작품인가?라고 생각한다면 지속가능한 직업발레단이 자리잡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였고. 그렇게 오늘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예술을 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길인데요. 단장님과 비슷한 길을 가는 후배들을 위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A. 사실 저도 어렸을 때 극단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지금 돌아서 생각해보면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했다는건 어찌보면 끔찍한 일이죠. 많은 분들이 제가 발레를 했고 유학을 갔다는 것 때문에 집이 부유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집이 가난했거든요. 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늘 제 곁엔 누군가가 있었어요. 내가 어렵고 힘이 들 때는 도움을 적극적으로 청하고, 어렵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사회 공헌활동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데요

 

A. 네, 더불어 함께하는 발레단과 홈리스 발레단도 있고, 과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민 발레단과 부부 발레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우들과 함께하는 꿈꾸는 발레단도 하고 있습니다

.

Q.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도 그런 개인적인 경험과도 관련이 있으신가요?

 

A. 네, 제가 하는 사회공헌 활동들도 제 어렸을 때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들이 있죠. 제가 어렵고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군가 제게 힘이 되어준 덕분에 감사하게도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저에게 도움을 준 분들에게 빚을 진 것이지만, 이제 제가 그 감사한 마음을 제 후배들, 도움이 필요한 많은 분들에게 다시 나누고 베푸는 것일 뿐입니다. 또 이제 제 후배들이 다른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면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Q. 얼마 전에 은퇴 공연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후에 계획이나, 자살예방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은 계속하실 생각이신지요?

 

A. 무용수로서 공연활동을 잘 매듭지은 것이고, 여타 사회공헌 활동들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제 겨우 씨앗만 뿌려놓은 상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와 제 남편이 어마어마하게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저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힘이 닿는데까지 할 생각이예요. 자살이라는 것도 개인적인 문제로 비춰지기 쉽지만, 사실 사회의 문제인 것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나도 사회 구성원이기 때문에 어려운 누군가를 돕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저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작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어요.

 

Q. 오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후에도 자살예방과 관련하여 함께할 기회가 있으면, 말씀해주신 것처럼 적극적으로 함께 협력할 부분을 고민하고 도움을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김인희 단장님과의 인터뷰는 매우 따뜻한 분위기에서 편한 마음으로 진행되었으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예술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단장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국내 최초의 직업발레단으로써 창단 이후 지금까지 대중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데 힘쓰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2015년 공익광고를 계기로 앞으로 중앙자살예방센터와 서울발레시어터가 계속 함께 협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았다.

 

*위 의견은 중앙자살예방센터의 공식 의견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