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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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실무자의 눈

[실무자의 눈] 매일매일 꽃다발을 드리는, 원은희 작가 인터뷰

중앙자살예방센터 2014. 10. 1. 09:39




매일매일 꽃다발을 드릴게요

원은희 그림작가 인터뷰




그럼요제가 매일매일 꽃다발을 드릴게요

고마운 사람들에게 건낸 꽃다발 그림이 누군가에게 관심의 표현이 되고 사랑의 눈길이 되었다.

그때 느낀 감사함과 따듯한 마음이 오래남아 매일매일 꽃다발을 드릴게요라는 주제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길에 핀 작은 꽃들에게도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따듯함,

꽃을 관찰하는 세밀한 관심의 눈이 사람에게 왔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고눈에 담고눈을 감고도 그 얼굴을 그릴정도로 마음에 담는 순간

들꽃이었던 한 사람은사랑이 된다.

그녀의 그림은 사랑을 발견하는 기쁨과이런 일상들이 모여 만든 감사함과 즐거움이 담겨있다.

 

원은희 작가 블로그 바로가기>>http://blog.naver.com/hurustar



매일매일 그림으로 일기를 쓰는그리는 원은희입니다. 현재 '서울발레시어터'와 자살예방캠페인 본부 '우리가'에서 그림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그리는 것은 좋아했지만 전공을 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내가 참 그림그리는것에 소질이 없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엔 림을 그리게 되면 이상하게 불편한 그런게있었어요

막연하게 어느때가 됐을 때 동화책 한편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어요. 나만의 그림을 그려서 표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크게 욕심을 안내고 그런거 정도였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더 잘 나타낼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던 어느날 2012년도 1월에 강원도 묵호항에 여행을 갔다가 돌아와서 일기를 쓴거에요그때 오랜만에 봤던 등대들해가뜨는 광경,  탑을 보고 느낀 느낌들을 그림으로 그렸는데그림이 좋은거에요한번도 본적이 없는 그런 그림을 내가 그렸어요 일기로내 마음을 거쳐서 그림으로 나온 것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림을 그려서 일기로 쓰자 라고 마음먹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요. 매일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색연필 색도 늘고크레파스도 늘고, 재료들도 섞이고. 이런걸 하면서 내가 더 재밌어졌죠.


그림일기를 카카오스토리에 올리면서 사람들이 보기 시작했고, 언젠가 빠지는 날에는 살마들이 왜 그림을 안올리냐고 물어보기 시작했어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그랬어요그림이 위로가 되고 좋다고. 그림을 그릴 당시, 심적으로 힘들었을 시기였어요. 사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행복하고 좋았거든요그림을 그리면 시간이 금방가면서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 그리고 잡다한 생각이 안나는 몰입두 좋았어요.



내 나이가 여자들은 갱년기를 겪어야 하는 시점이고, 애들은 다 크고 외로운 시기라고 해요. 그런데 나는 이런 힘들수 있는 시기에 그림이라는 멋진 선물을 받은거죠.  갑자기 선물처럼, 그림이 다가왔어요. 내가 세상을 보고, 그것을 내 마음을 거쳐서 그림으로 옮기는 이 작업이 너무 행복했어요. 나도 모르게 밤샘할때도 있었고 시간가는 줄 모르겠어요이런 몰입이 어디 있을수 있을까. 그림을 그리는건 내가 억지로 해도 할수 없는 즐거움기쁨감사위로인 종합예술이에요이것이 또한 한풀 더해서 다른사람들이 보고 좋아고 하잖아


그러한 마음을 담은 그림을 갖고싶다고 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래서 판매를 하게되면서 수입원이 되기도 했어요. 이러다보니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살아가는데있어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되었고, 하고싶은 것을 계속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어다내가 대단하지 않은데도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그것이 서로가 좋아지는 일이 된것같아요감사한일이죠.




너무 감사하죠처음에는 내가 시작한 일이었는데사람들이 좋아하게 되고. 이런 멋진일에 아무나 참여할 수 없어요이 일에 내 그림이 필요로 한다는 것은 대단한 기쁜일이죠. 예전부터 "내가 이세상에 태어났는데 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뭘 해줄수 있을까?“이런생각을 했고,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되길 원하고 원했어요내가 그림이라는 것을 통해서 자살예방에 함께 할 수 있다는건 기적같은 일이에요여기까지 온 이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해요너무너무 멋진일이죠.



     ◀ ▼ 자살예방주간행사에 진행한 그림 전시 모습


 



살면서 반드시 한번은 멋진 선물이 내게 온다고 생각해요. 당장 20대에 선물이 오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깊어져야만 선물이 오는 경우도 있죠. 저는 51살에 그림이 찾아온거에요. 그 전에 세상에 없었다면 결코 이런 멋진 선물을 받지 못했을거에요.  저도 사람들에게 선물을 드릴 수 있도록 기도해요. 그 기도가 바로 “그림”이에요.


인생에서 선물을 받으면 그것을 감사해하고, 내가 받은 선물을 다른이에게 돌려 줄 이벤트를 생각해요. 

저는 의무적으로 그림연습을 하는게 아니라 자체가 즐겁고 재밌어서 그림을 그려요. 그리는 동안 이 그림이 다른이에게 선물이 될 수있도록 마음을 담아서 그립니다. 우리 모두에게 멋진시간들이 분명 있으니까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요. 나도 했으니까. 

각자 다 사람들마다 상황이 다를거에요. 힘든 시간도 분명있을거에요. 하지만 견디다보면, 어느날 매일매일이 선물이고 그런 기쁜 시간을 받는다는것을 느끼게 될거에요. 그래서 항상 저는 기도해요. 잘 살고 있으면 언젠가 내게도 선물이 올거라구요. 그리고 제 그림도 힘든이에게 힘이 되는 선물이 되길 바래요. 



어릴때부터 식물도감을 끼고 살았어요어린나이에 꽃이랑 이름이랑 연결이 되어있다는게 신기했어요. 꽃이름을 알면서 꽃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오늘은 매화꽃이 폈네" 하면서 길가에 있는 꽃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냥 들꽃인줄알았는데 이름을 불러주니, 꽃 하나하나가 특별해진거죠.

그때 부른 꽃들이 머릿속에, 마음속에 남아 있었나봐요. 그림일기를 쓰는데 꽃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항상 어릴때부터 관심갔던 사랑했던 꽃들의 피어나고 잎이피고 다시 꽃이피는 신비로움을 그림으로 옮기기 시작한거같아요

그러면서 다시 알았어요새로운 꽃의 이름더 세밀한 꽃의 생김새들을요. 이젠 눈을 감아도 꽃을 그릴수 있어요.

사람도 마찬가지인거같아요. 모든 사랑이 관심을 갖고 그려보고안 보고도 그릴수 있을정도로 내 마음에 들어있고러면서 자꾸만 사랑하게되고 더 챙기게 되는거 같아요. 사람이든 꽃이든 이렇게 발견하는 기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기를 쓰는것도, 이것이 제 기도가 된거에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이 저를 인도해주는 느낌입니다.  



내게 고마운사람한테 "참 고맙습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꽃다발 그림을 메시지로 보낸적이 있어요. 받은 분께서 제게 꽃다발을 줘서 감사하다고 답 인사가 온거에요. 그리고 매일 받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때 제가 "제가 매일매일 꽃다발을 드릴게요" 라고 인사를 했는데, 그 말이 제 마음에 들어온거에요. 그리고 제 그림의 주제가 되었어요항상 잊고살잖아요, 우리는 주변의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꽃다발을 전달하면서 주변에 이러한 생각과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그림을 그릴때마다 제 지인분들께 그림을 담아 보내고 있습니다. 


꽃다발 그림을 그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 어떤것들에 대한 감사 표시하 한꺼번에 녹아있는것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꽃은 열매를 맺기위한 전 단계잖아요. 딱딱한 씨앗을 뚫고, 흙을 넘어, 아주 어렵고 힘든 것을 지나 꽃이 된거에요. 어쩌면 꺾일지도 모르고, 얼어서 피어나지도 못했을수도 있어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꽃처럼 힘든시간들을 뚫고피어나는 중이에요. 분명 살면서 힘들고 괴로울 수 있어요. 그럴때마다 제 꽃다발 그림을 보면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자신도 따사로운 꽃이라는것을 기억하면서 잘 견뎠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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