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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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컨텐츠 추천] 또디의 작가 정연식 감독을 만나다.

중앙자살예방센터 2015. 9. 30. 13:10

영화가 좋아서 웹툰을 그리기 시작한 사람, 그렇게 대중에게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성공한 웹툰으로 영화계에 감독으로 입봉한 사람. 그 주인공은 바로 정연식 감독이다.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이번 2015 자살예방의 날 기념 영상 및 공익광고를 제작하는데 기꺼이 협조해주신 정연식 감독님을 만나보았다.

 

 

Q. 개인적인 작업들로 바쁘실텐데 이렇게 함께하기로 결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서 영상 제작에 협조해주시기로 결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지인으로부터 처음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건 꼭 참여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자살과 관련하여 주변에서 좋지 않은 일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자살예방사업을 진행하는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사업을 전해듣게 되었고, 때마침 기념영상 제작을 하는데 협조해주실 수 없냐는 말을 들었어요. 당연히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꺼이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영상 제작을 구상하다가, 홍스구락부 조문홍 작가도 설득해서 함께 하기로 하였구요.



Q. 보통 웹툰 작업을 하시면 혼자서 하시는 경우가 많으실텐데..외롭진 않으신가요?

 

제가 이전에 인터뷰한 것을 찾아서 보셨나보네요(웃음). 맞아요. 웹툰을 그리는 건 어떻게 보면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혼자서 모든 변수를 마주쳐야하고, 스트레스도 혼자 감당해야하죠. 그래서 많이 외롭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드디어 어시스트를 두고 작업을 했는데, 말동무가 생긴다는게 좋더라구요. 그래서 주변에서 사소하고 간단하더라도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게 어느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작업을 위해 센터의 자살예방을 위한 정책이나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셨을텐데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있으셨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자살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많이 들었지만, 거기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볼 시간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자살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느낄 수 있었고, 자살예방을 위해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이 앞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앞으로 한국의 자살예방사업이 어떤 것을 더 신경썼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들은 없으셨는지요?

 

정책적으로 자살예방을 위한 사업을 하는 것은 우선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행복을 맛볼 수 있는 생각이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자체가 줄어들텐데. 이제 빈부이ㅡ 격차나 불평등의 문제는 우리 현실에 직접 와닿는 가장 큰 문제가 됐으니까요. 이웃에 대한, 친구에 대한 관심도 점차 줄어드는 것에서 오는 필연적인 외로움, 그런 것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는 가장 큰 어려움이 아닐까 생각해요.

 

Q. 말씀하신 내용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저희 센터에서 수행하는 ‘괜찮니?’ 캠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행복하다는 것도 생각하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할 때 누군가는 그 행복을 보면서 자기가 더 불행하다고 느끼고, 그러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해보이는데, 왜 나는 불행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수행하는 ‘괜찮니?’라는 캐치프라이즈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추진하는 ‘생명사랑지킴이’나 ‘괜찮니?’캠페인은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말씀을 듣다가 하나 마지막으로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혼자서 웹툰 작업을 하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셨다고 들었습니다. 예술을 하는 친구들도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까 외롭고 힘든 때가 많을텐데 그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 있으시면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실 외롭고 힘든 것을 이겨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한마디 먼저 던지면 된다고 생각해요. 힘들 때는, “야 뭐해 나 힘들어.”라 말하거나, 배고프면, “나 배고파 힘들어 밥사줘.” 이렇게 먼저 말하면 되는 것이거든요. 그냥 얼굴한번 보고나면 조금 더 낫고, 풀리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되려면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전화해" 이런 것이요. 내가 너에게 밥사주는 사람이 될게. 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끔 친구들한테 문자를 해요. 배 안고파? 내가 밥사줄게. 이렇게 말이죠(웃음)

 

정말 그런게 중요한 거 같더라구요. 원래 세상은 혼자라고 하지만, 옛날 어떤 노래가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던데요. “사랑마저 없다면 너무나 외로운 것이다.” 저는 그게 정말 맞다고 생각해요. 하다 못해 ‘뭐해?’라고 먼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혼자라고 느낄 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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